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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박미향 기자의 맛대맛 
국내 에일맥주 시장 본격 시작
하이트진로 ‘퀸즈에일’ vs 오비맥주 ‘에일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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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일류 맥주를 와인잔에 따라 시음하고 있다. 부은 지 좀 시간이 지나 거품이 많이 가라앉았다.

라거(하면발효) 맥주가 일색이었던 한국 맥주 시장에 돌풍이 불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9월에 에일(상면발효) 맥주인 ‘퀸즈에일’(블론드 타입, 엑스트라 비터 타입/ 330㎖ 한 병당 출고가 각각 1900원, 2100원)을 출시했다. 이에 질세라 오비맥주도 올해 4월 같은 에일 맥주인 ‘에일스톤’(브라운 에일. 블랙 에일/ 330㎖ 한 병당 출고가 1493원)을 시장에 내놨다. 이미 중소 맥주 생산업체인 세븐브로이는 2012년부터 캔 형태의 에일 맥주인 ‘세븐브로이 아이피에이’(355㎖ 한 병당 소비자가 2600원)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맥주를 찾는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치열한 승부가 시작됐다. 양조전문교육기관인 경기대 수수보리아카데미의 ‘맥주만들기’의 30대 초중반 수강생들인 송주연, 박병륜, 최우택씨와 전문강사 류강하씨가 모여 국내 에일 맥주를 시음하고 수다 보따리를 풀었다. 수강생들은 직접 맥주를 만들고 일주일에 최소 4번 이상 맥주바를 찾는 마니아들이다. 류씨는 독일의 맥주학교 되멘스 아카데미(Doemens Akademie) 브루마이스터 과정을 마쳤고, 독일 맥주 회사에 3년간 근무했다.

박병륜(이하 박) 도수가 거의 비슷하네요.

류강하(이하 류) ‘퀸즈에일 브론즈’(5.4도), ‘에일스톤 브라운 에일’(5.2도), ‘퀸즈에일 엑스트라 비터’(5.4도), ‘에일스톤 블랙 에일’(5.0도) 순으로 하죠.

기자 강사님은 전용 잔을 가져와 와인처럼 향을 맡으시는데, 맥주도 향이 중요한가요?

류 국산 에일 맥주가 나오기 전에는 맥아 향을 강조하거나 홉의 향을 강조한 게 별로 없었다고 봐야죠. (맥주는) 꽃향, 과일향도 있어요. 맥주의 향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이제 생기고 있는 거죠.

박 그동안은 라거를 주로 마셔서 향에 관심이 없었던 거 같아요. 라거는 향이 별로 없죠. 시원함에 들이켜는 거잖아요.

송주연(이하 송) 식도로 넘어가면서 코안으로 들어오는 향을 맡아요.

최우택(이하 최) 에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요. 진한 맛과 향이죠. 출시 제품들이 영국식 페일 에일이라고 내세우는데, 영국식 페일 에일은 좀 진중한 맛입니다. 미국식 페일 에일은 홉이 많이 들어가고 과일향이 나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 제품들은 기대에 조금 못 미칩니다. 좀더 새롭고, 기존의 범주 아닌 걸 바랐는데, 약간 바뀐 정도라서 아쉬워요.

기자 일단 퀸즈에일 브론즈 맛을 볼까요?

박 영국식이라고 하는데, 향을 맡아보면 영국식에서 좀 벗어난 느낌입니다. 지금 대세는 미국 스타일이에요. 왜 영국식을 선택했나 싶네요. 하지만 맛은 괜찮아요.

송 에일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퀸즈에일 브론즈가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쓰지도 않으면서 향도 나는데, 라거와는 다른 맛이잖아요.

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다리 역할을 정확하게 해주는, 잘 만든 맥주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편입니다.

최 퀸즈에일 브론즈는 예전에 나온 ‘맥스 스페셜 호프’와 별 차이 없어 보여요.

기자 에일스톤 브라운 에일로 가볼까요. 마시는 중간부터 가볍게 훅 떨어지네요.

송 브라운 에일류는 페일 에일류보다 인지도가 낮고 좋아하는 층이 적잖아요. 브라운 에일 좋아하는 사람은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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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회에 참석한 수수보리아카데미 맥주 강좌의 강사와 수강생들. 왼쪽부터 최우택, 박병륜, 송주연씨와 강사 류강하씨.


류 (색을 빛에 비춰보고) 브라운 에일에 맞는 색인지 확인하는 겁니다. 탁도나 거품 조밀도를 같이 보는 거예요. 기존의 우리 맥주의 단점은 거품 유지도가 약한 거예요. 6~7분은 유지해야 하는데 3~4분 버텨요. 조밀도도 일정해야 합니다. 크기가 크든 작든. 조밀도가 좋은 독일 맥주는 1센트 동전을 올려놨을 때 안 내려가요. 특히 에일은 거품 고민을 많이 하고 만드는 맥주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좀 약하지 않나 싶네요.

최 에일스톤 브라운 에일은 어느 정도 브라운 에일의 범주에 든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맥주와는 달라요. 빵과 과자 맛이 지배적이지는 않지만 많이 나요. 획일화된 맥주가 싫었던 거니깐 그런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봐요. 오비 제품이 하이트진로보다 500원 정도 싼 걸로 알고 있어요. 가격도 중요해요.

류 오비가 후발주자로서 매출을 고려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을 키우려고 한 거 아닐까요.

기자 퀸즈에일 엑스트라 비터는 어떨까요?

송 편의점 가면 퀸즈에일 브론즈는 거의 매일 다 팔려서 없는데, 퀸즈에일 엑스트라 비터는 남아 있더라고요.

류 쓴맛은 남아서 좋은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어요. 안 좋은 쓴맛은 빨리 없어지는 게 좋죠. 퀸즈에일 엑스트라 비터는 안 좋은 쓴맛이 너무 오래 남네요.

기자 카카오 함량 많은, 좋은 질의 쓴 초콜릿은 기분 좋은 쓴맛이 나잖아요. 그런 게 없어서 아쉽다는 말인 거죠.

박 저도 비슷한 생각인데요. 안주 안 먹고 마시면 계속 쓴맛이 남을 거 같아요. 하지만 우리는 ‘치맥’ 문화에 익숙하고, 소비자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 안 할 겁니다. 자기 전에 딱 한잔 마시고 자는 맥주로는 아니네요.

류 매콤한 안주와 마시면 괜찮을 거 같아요. 양념 많이 한 음식이나 블루치즈 같은 것과 잘 어울리겠어요.

최 제품을 내놓을 때 어떤 음식과 먹으면 좋다 식의, 맛있게 음용하는 법까지 잘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다수 소비자는 아직 에일에 익숙하지 않아요. 라거류는 냉장고에 뒀다가 꺼내 먹으면 맛있지만 에일은 냉장고에 오래 뒀다 마시면 맛도 향도 안 나잖아요.

류 카스는 정말 차갑게 먹는 게 맞고요. 잘 만든 에일은 차게 먹으면 전혀 맛을 느낄 수 없어요. 상온에서 3~10분 정도 두는 게 좋아요.

기자 에일스톤 블랙 에일 마셔보죠.

류 독일의 맥주 소믈리에는 이런 종류는 초콜릿이나 초콜릿아이스크림과 같이 먹으라고 해요. 맛이 무거워야 그런 것들과 잘 어울리는데, 이건 너무 가벼워요. 독일의 무겁고 어두운 라거 계열 맥주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둥클레스’나 ‘슈바르츠비어’ 같은 거요.

송 브라운보다는 블랙이 저는 나아요. 고소한 맛과 맥아 맛이 나요.

박 맥아 맛은 확실히 나네요. 보리를 조금만 더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두 회사의 특성이 잘 나타납니다. 하이트진로는 홉으로 (맛을) 조절하는 편이고, 오비는 보리로 조절하는 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기자 병맥주 시음했으니 캔으로 가볼까요? 세븐브로이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 병맥주를 제조한다고 해요.

류 세븐브로이는 우리나라 아이피에이(IPA, 인디아 페일 에일)의 첫사랑 같은 거였죠. 진짜 좋아했어요.

박 세븐브로이를 예전에 정말 좋아했어요. 거품이 아쉽네요. 바로 없어져요. 레시피가 변했다는 소문도 있어요. 처음 나왔을 때 맛과 다르다는 얘기죠.

최 사람들이 싫어해서 바꿨다는 말도 있어요. 첫 테이프 끊은 거라 신화화되고 환상이 가미된 경향이 있었죠. 지금은 시장이 달라졌어요. 세븐브로이는 가격도 비싸고 맛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박 오비와 하이트진로의 에일 캔 맛은 병과 차이 없네요.

최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기존의 국산 맥주를 무조건 무시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왜 그런 맛이 나게 된 건지, 가격까지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데 무조건 무시하는 것은 옳지 못해요.

류 기사화돼서 논란이 된 대동강맥주 맛을 본 적 있어요. 큰 감동은 없었어요. 우리 맥주 ‘오비골드라거’ 좋아하는데 광고 문구처럼 풍미작렬해요.

기자 총평해주세요.

송 이렇게 다양한 맛의 맥주가 나오는 게 기뻐요. 여성 입장에서 라거는 보통 4.5도인데, 에일은 5도 정도 하잖아요. 한두 캔 정도 먹는다면 에일이 훨씬 좋을 거 같아요. 퀸즈에일 브론즈가 가장 마시기 편해요.

박 에일스톤 브라운 에일은 홉만 따지는 이들에게 보리 맛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어요. 그런데 손이 가는 것은 퀸즈에일 브론즈네요. 향도 있고 자기 특성을 잘 살렸어요. 하이트진로는 브론즈가 낫고, 오비는 브라운이 나아요. 에일스톤 브라운은 도수를 좀 높이고, 보리를 조금 더 넣었으면 하네요. 모두 다 응원해주고 싶어요.

최 에일스톤 브라운 에일이 좋아요. 가격대도 좋고. 3병 마실 거 4병 마실 수도 있잖아요. 달짝지근하고 빵 같은 맛도 나서 좋습니다. 음식과도 잘 맞고요.

류 하이트진로는 퀸즈에일 브론즈가, 오비는 에일스톤 브라운 에일이 좋아요. 브론즈는 홉을 강조했고, 브라운은 맥아 향을 강조했는데, 조화라는 측면에서 퀸즈에일 브론즈가 좋네요. 지금 나온 이 에일들이 발판이 돼서 더 좋은 맥주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 용어 설명

페일 에일 에일을 대표하는 맥주. 인디아 페일 에일도 이 종류의 하나.

브라운 에일 영국식 에일 맥주의 한 종류. 약간의 홉과 100% 갈색 맥아를 사용한 에일 맥주.

인디아 페일 에일 영국식 페일 에일의 한 종류. 19세기 영국에서 인도로 수출하기 위해 양조. 변질 방지 위해 홉을 많이 넣고 쓴맛이 강한 게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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